- EU, 亞에 지나친 의존 경계 유럽 2025년 생산 15배 확대
- 이중 절반 유럽회사서 만들듯 현재 유럽 생산 미미 하지만
- 폭스바겐 등 잇달아 증설나서 韓, 선제투자로 격차 벌려야
유럽과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추격에 나서고 있다. 2025년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들에 필요한 배터리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15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절반 이상을 유럽 업체가 생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유럽 지역 배터리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한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유럽 기업들의 빠른 성장세가 예고된 것이다. 중국 최대 완성차 기업도 최근 자국 배터리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국내 업체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거쳐야 하는 필연적인 과정이라면서도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개사가 발표한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계획을 집계한 결과 2025년 약 315GWh(기가와트시)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해 생산물량(20GWh)의 15배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2025년 생산량을 닛산자동차의 전기차 `리프` 모델로 환산하면 500만대분에 달한다. 이 생산량에는 한국과 중국 업체들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포함돼 있지만 유럽 업체의 생산량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업체들은 지금까지 생산량이 거의 없었던 만큼 빠른 추격이다. 유럽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처음 주도한 것은 한국 기업들이고 중국에 이어 유럽 업체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라고 닛케이는 평가했다.
독일 폭스바겐과 스웨덴 기업 노스볼트는 독일에 공동으로 공장을 세우고 있고 여기서 2023년이나 2024년께 연간 16GWh를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노스볼트는 스웨덴에서도 2024년까지 생산능력을 32GWh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프랑스의 자동차 메이커 PSV도 글로벌 에너지기업 `토탈`의 자회사인 샤프트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2023년 프랑스와 독일에서 24GWh를 생산한다. 이 같은 성장세에는 EU의 지원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노스볼트나 PSV의 프로젝트 등은 EU, 독일, 프랑스 정부 등의 지원을 받는다. EU집행위원회는 2017년 역내 전지 생산량이 거의 없어 아시아 의존도가 높은 것에 위기감을 갖고 산업육성책인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내놓는 한편 서플라이체인 등도 육성해왔다.
강력한 친환경 정책에 따라 유럽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일찌감치 유럽에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배터리 생산에 나선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 특수를 타고 올 한 해 배터리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올해 9월 기준 약 34%로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3대 중 1대에는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거대 자동차 시장을 등에 업은 유럽 업체들이 배터리 생산을 선언하면서 한국과 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배터리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중국 배터리 기업 파라시스는 중국 자동차 내수 시장 1위 기업이자 다임러 최대 주주인 지리자동차와 합작사를 설립해 배터리 생산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사가 밝힌 생산규모는 120GWh로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중 20GWh는 내년부터 가동한다. 특히 외신에 따르면 이번 협력에는 "양 기업이 다른 회사와 배터리 생산 협력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지리차와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사정으로 공장 설립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리차가 파라시스와의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상황이 되어버린 셈이다. 업계에서 "중국이 한국 기업 견제에 나선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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