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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인포테인먼트, ‘IVI’의 성장 방향성


- 이동수단을 넘어 제3의 생활공간을 향해

자동차는 빠르고 편리한 이동수단이다. 보통 좋은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으로도 얼마나 승차감이 뛰어나고 디자인과 연비가 뛰어난지 등이 고려된다. 하지만 최근 AI, 5G, AR/VR, 자율주행 같은 시장 파괴적인 기술들이 잇따라 조명받으며 오랫동안 자동차의 가치를 평가해왔던 묵은 기준에 대한 새로운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이들 신기술이 접목된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수단이길 거부한다. 근래 자동차 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변화의 방향성 역시 자동차를 또 하나의 생활 플랫폼으로 거듭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만큼 앞으로의 자동차는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탑승자에게 얼마나 더 편안한 환경을 보장하는지, 동시에 얼마나 더 생산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IVI(In-Vehicle Infotainmen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 IVI

인포테인먼트는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다. 즉, IVI는 탑승자에게 주행에 필요한 정보와 즐길 거리를 동시에 서비스할 수 있는 차량 내 환경을 통칭하는 말이다. 과거 IVI의 개념조차 희미하던 시절에 운전자는 계기판을 통해 속도와 연료 등의 기초적인 정보(Information)를 제공받고, 오디오 박스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와 음악을 통해 운전의 무료함을 달래는(Entertainment) 극히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인포테인먼트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기타 차량용 기능성 액세서리들이 등장하며 그 경계는 점차 확장되기 시작했으며, 커넥티드/자율주행 기술이 등장한 지금의 IVI는 이제 차량 자체를 하나의 이동수단 겸 휴식 공간, 업무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 현재의 IVI 

다만 자동차 실내를 다양한 역할 수행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하려면 적어도 레벨4 이상의 고급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하다. 사람이 핸들을 놓을 수 없는 환경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향후 몇 년 간 자율주행 기술은 부분 자율주행(레벨 2~2.5)에 머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IVI 개발은 주로 네트워크 연동, 운전자와의 일부 상호작용이 수반된 커넥티드카 개념 안에서 탑승자에게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환경으로의 변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기초적인 수준에서의 IVI로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동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와 애플의 카플레이(CarPlay)는 간단한 연결만으로 차량을 한층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들이다. 타고 있는 차량에 별다른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없더라도 이들 앱을 지원하는 모델이라면 간단한 연동만으로 길 안내는 물론, 전화·문자메시지 송수신, 음악·동영상 감상, 앱 개발사에서 지원하는 기타 차량용 애플리케이션들을 차 내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위), 애플 카플레이(아래)

여기에 많은 조작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비서(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의 음성 명령을 지원해 주행 안전성이 높아지며, 스마트폰의 자동 업데이트 기능은 시스템이 언제나 최신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이런 외부 연동 방식은 차량이 지닌 자원을 제한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어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요즘 자동차 제조사들은 보다 차별화된 경험의 IVI 구현을 위해 글로벌 ICT 기업들과 손잡고 독자적인 시스템 개발에 투자하는 추세다.

이들 기업에 IVI 개발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통 기업으로는 블랙베리 QNX, 룩소프트(Luxsoft), 윈드리버(Windriver) 등이 있으며, 요즘은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 LG전자 같이 일반에 널리 알려진 기업들도 차세대 모빌리티 사업으로의 영역 확장을 위해 자동차 제조사와 합작한 IVI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벤츠의 MBUX가 탑재된 차량 실내 (출처=메르세데스 벤츠 공식 유튜브)

차량에 직접 임베디드된 방식의 IVI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한층 진보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만든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는 인포테인먼트에 AI를 결합한 개인 맞춤형 IVI다. 기본적인 차량 제어는 물론이고, 평소 운전자의 사용 습관을 학습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의 실행을 때맞춰 제안하거나 즐겨 쓰는 운전 환경 등을 기억한다. 

또한 전용 IVI인 만큼 계기판과 센터페시아가 합쳐진 와이드 디스플레이 콕핏을 활용해 보다 직관적인 UI/UX를 제공하며, 음성과 터치, 센터 콘솔에 있는 별도의 터치패드 또한 모두 차량 제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IVI의 미래상은 작년도 CES 2019에서 기아자동차가 제시한 감성주행 컨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R.E.A.D’에서 가늠해볼 수 있다. 당시 R.E.A.D는 머신러닝 AI를 기반으로 가속과 감속, 진동, 소음 등 다양한 주행환경과 실내·외 환경 조건 속에서 운전자가 반응하는 생체 정보와 감정 상태를 센서를 통해 학습한 뒤, 상황에 맞는 음악, 온도, 조명, 진동, 향기 등 개인에 최적화된 실내 환경을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데모를 시연하며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기아자동차 R.E.A.D 시스템

- 앞으로의 IVI 

차세대 IVI의 방향성은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국제가전박람회)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TV와 냉장고 등의 홈 가전 위주로 구성되던 CES는 이제 ‘모터쇼’를 방불케 하는 미래 모빌리티 제품·서비스 공개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작년과 올해는 자율주행 대중화 바람을 타고 한층 확장된 개념의 IVI를 구현한 자동차 제조사, ICT 기업들의 컨셉 공개가 잇따르며 관심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 2020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반영한 자동차 실내 공간 ‘디지털 콕핏 2020’을 발표했다. 디지털 콕핏 2020은 내부에 다수의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이를 통해 안전한 주행을 위한 여러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탑승자들은 내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동 중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 있다. 사이드 미러는 카메라 모니터링 디스플레이 등으로 대체할 수 있으며, 운전자 취향에 따라 각도와 방향을 조절하며 보다 편리한 사용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삼성 디지털 콕핏 2020

이와 함께 탑승자별로 다른 운전·작업 환경을 구현하는 개인화 기능 지원하고,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삼성 덱스를 실행하면 차량 내에서도 간단히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더불어 5G를 적용한 TCU(차량용 통신장치)를 기반으로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고화질 콘텐츠와 HD맵을 실시간으로 다운로드하는 모습 등이 CES 현장에서 공개됐다.

아우디가 공개한 ‘AI:ME’는 자동차를 제3의 생활 공간으로 정의한다. 운전자와 자동차는 시선 추적 기능을 통해 보다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지고, 자율주행 중 VR 고글을 착용하면 넓게 펼쳐진 산봉우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가상비행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목적지 도착 시간에 맞춰 미리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R.E.A.D와 마찬가지로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쾌적하고 안락한 주행 상태를 유지하는 상황 맞춤형 세팅을 지원한다.

AI:ME를 적용한 아우디 차량을 시승 중인 사람들

LG전자의 IVI는 보다 현실적인 편의 제공에 중점을 뒀다.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때 주변 소리의 방해 없이 각자가 또렷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소리를 조절하는 ‘퍼스널 사운드 존’ ▲다수의 차량 탑승객들이 동시에 음성 명령을 해도 서로 방해받지 않고 원하는 명령이 정확히 입력될 수 있도록 하는 ‘버추얼 퍼스널 어시트턴트(VPA)’ ▲이동 시에도 옷감을 관리해 언제나 구김 없는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차량용 의류 관리기 ▲한여름에도 시원한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냉장 기능을 탑재한 차량용 스낵바 등을 IVI에 포함해 탑승자의 편의를 극대화한 컨셉이다.

CES 2020 LG전자 부스에 전시된 컨셉카

- 더 편안하게, 보다 더 생산적으로

이처럼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위한 IVI의 진화는 비교적 명확하고 일관적인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조금 더 편안하게, 보다 더 생산적으로’. 24시간이 모자란 현대인들은 더 이상 차를 타고 이동하는 순간이 지루하거나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 되지 않길 바란다. 궁극적으론 운전이란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집과 사무실에서의 경험이 그대로 차 안에서도 이어지는 라이프스타일의 실현을 꿈꾸게 될 것이다.

특성별 카 인포테인먼트 구분

그동안 모바일과 주거 공간 장악을 두고 피 튀는 경쟁을 벌이던 기업들의 다음 격전지도 바로 이런 모빌리티 환경의 혁신이다. 과연 어떤 기업이 모바일 시대의 구글과 애플처럼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 선점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표준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들의 무한 경쟁이 예견된 혁신의 미래를 더욱 앞당길 수 있는 긍정적 원동력이 되길 바래본다.

출처 : 테크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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